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소설, 2013년 7월 - 기억은 믿을 만 한가? 기억은 인상이나 경험에 관한 의식의 기록이다. 간혹 실제로 경험하지도 않고, 이를테면 꿈을 꾸거나 상상만 했는데도, 실제로 겪은 것처럼 생생한 기억으로 남는 수가 있다. 아내는 간혹 기분 나쁜 꿈을 꾸고 나면 나를 미워한다. 꿈에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드라마를 보다가 내게 눈을 흘기기도 한다. 드라마 속 남자가 여자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다. 꿈속의 남편도, 드라마 속 남자도 나와는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항변해도 소용없다. 그녀의 의식에는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는 기록이 생겼다. 이런 것이 기억이다. 그런가 하면 실제 경험한 사건을 사실과 다르게 기억하는 수도 있다. 내 기억엔 분명 아내가 먼저 내게 접근했는..
아이를 찾습니다. - 김영하 소설, 2014. 12 김영하 소설집 오직 두 사람 (2017) 중 - 소망을 잃은 채로 살아가는 법 세상 모든 것이 노랗게 보이고 온몸의 땀구멍이 한꺼번에 확 열리는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다. 사람들 북적대는 대형마트에서 아내와 내 사이에 있어야 할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를 되찾기까지 불과 3~5분, 매우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 부부는 절망의 늪을 이전에 상상해 본 적 없는 깊이까지 내려갔다 와야 했다. 한동안은 아이도 밤마다 경기를 일으켰다. 우리 부부는 그날의 기억을 정신적 외상 (PTSD)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도 10년쯤 지나고 나니 한 편의 추억이 된다. 외상이라고 불렀던 그 상처는 까만 멍에 불과했다. 멍은 시간이 길어지면 묽어지다 사라지고, 조금 더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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