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e - 진원, 김지훈 (2023년 팬텀싱어4) Il mio corpo arreso al tuo sapore 나의 몸은 당신의 취향에 이끌렸지 Il tuo con solo addosso il mio maglione 내 스웨터만을 걸친 너의 몸 Inattesi gesti senza nome 이름도 없는 뜻밖의 몸짓은 E senza un senso E senza darti peso 의미도 없고 당신을 짓누르지도 않아 Le ordinarie ma adorate cose d'amore 사랑에 관한 것들은 평범하지만 아름다워 Il tuo soffio è sul viso 내 얼굴에 닿는 당신의 숨결이 Per farmi vento 내게 바람을 불어 넣네 Minha blusa que você adora e 당신이 ..
계속해보겠습니다 2014.10.31 황정은/창비 작은 풀은 작아서 작은 잎을 내민다. 작은 이파리 하나 더 펼쳐 무성해진다. 작은 땅을 딛고도 푸르다. 약해서 약한 꽃을 피워낸다. 노랗게 빨갛게 본디의 색을 잊은 적이 없다. 조각 햇볕으로 선명하게 피워낸다. 밟혀도 싹을 틔워낸다. 돌에 짓이겨지면 깨진 대로 일어난다. 흙에 묻히면 흙을 밀고 올라온다. 작아서 상처가 깊고, 약해서 아픔이 무겁다. 팬지처럼 화려한 꽃을 피우거나 측백나무처럼 큰 나무가 되는 꿈을 꾸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빛 나는 날, 흐린 날 다 지나며 한 삶을 살아낸다. 소라, 나나 자매와 나기라는 이름을 가진 세 사람이 각자의 입장에서 풀어놓는 삶의 이야기다. 셋은 같은 공간에서 자라났다. 이름이 본래 의도한 바와 다르게 지어지고..
밥상의 말 파리에서, 밥을 짓다 글을 지었다 2020. 3.16 목수정/책밥상 고향에는 풍경이 있고 계절이 있고 친구가 있고 가족이 있다. 이 모든 것의 중심은 가족이고, 이 가족을 결속하는 구심점은 밥상일 것이다. 가족은 이 밥상에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하는 공동체다. 밥상을 떠나서 하룻 길을 걷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동안 우리는 밥상과의 거리를 한 발짝씩 벌려왔다. 원심력을 늘려 가는 것, 이것은 성장이었다. 마침내 원심력이 구심력을 이겨내고 밥상으로 돌아가지 않게 되는 것은 성취다. 그날에도 어머니는 밥상을 차린다. 어머니는 우리가 잊어버린 좌표를 보존한다. "밥은 먹었냐?" 모처럼 찾아뵈면, 어머니가 처음 건내는 말이다. "아이구, 지금이 몇 신데 밥이에요. 벌써 먹었지." 하지만 소용 없다. ..
I'll See You Again - Westlife Always you will be part of me And I will forever feel your strength When I need it most You're gone now, gone but not forgotten I can't say this to your face But I know you hear I'll see you again You never really left I feel you walk beside me I know I'll see you again When I'm lost, I'm missing you like crazy And I tell myself I'm so blessed To have had you in my ..
연적 소설, 2015.10 김호연/나무옆의자 죽은 사람과는 어디에서 닿을 수 있는 걸까? 우리의 삶 속에서 죽은 자는 어디에 머무는 것일까? 살아 있는 사람이 어디로 가면 이들과 닿고 이어지는 것일까? 요단강 건너편 세계나 좀비에 관해 묻는 것이 아니다. 그리울 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원망하고 싶을 때, 어디로 가면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죽은 자에게 닿을 수 있을까? 죽은 사람을 찾을 때 우리는 가장 먼저 무덤을 떠올린다. 어두컴컴한 납골당에 책꽂이처럼 즐비하게 진열된 유골함 중 하나를 떠올리기도 한다. 영영 이별이 서러워 실컷 울어 보냈는데, 굳이 하루 날을 잡아 멀고 번거로운 길을 달려간다. 이미 백골화가 되어버렸는데, 그 마저도 땅속 깊숙이 뭍혀 있어 닿지도 않으니, 그 위로 둥글게 쌓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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